하늘씨앗향기!
*닭똥거름*
양평에서 가져온
닭똥 거름 다섯 포대
십 년 굶은 옥상 텃밭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많이 주면
많이 자랄 줄 알았다
상추도
고추도
백일홍도
해마다 제 힘으로 피어나던
노란 국화마저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아, 너무 과했다
거름이
불이 되어버렸다
살리려던 마음이
숨을 막고
키우려던 손길이
뿌리를 태웠다
우리 사는 모습도 그렇다
너무 먹어 몸이 아프고
너무 알아 귀가 닫히고
너무 가져 잃을까 두렵다
욕망은 넘치는데
마음은 메마른다
생명은
가득 채울 때가 아니라
햇빛 한 줌
바람 한 자락 드나들
빈자리를 남겨둘 때
비로소
제 빛깔로 피어난다
(김옥성 2026년 8월 30일
하늘씨앗교회 옥상 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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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았습니다
지난봄, 양평에서 닭똥 거름을 스무 킬로씩 다섯 포대 가져왔습니다. 십 년 넘게 거름을 주지 못한 옥상 텃밭에 넉넉히 뿌리면 잘 자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상추와 고추, 백일홍은 물론 해마다 피어나던 노란 국화마저 타들어 갔습니다. 살리려고 준 거름이 생명을 태운 것입니다.
모자람만이 생명을 해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랑도 지식도 소유도 지나치면 누군가의 숨을 막고 뿌리를 상하게 합니다.
비워 둔 자리로 햇빛과 바람이 들어오는군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