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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서리!

관리자 2025-11-22 (토) 20:31 9개월전 995  
하늘씨앗향기!

〈된서리〉

오늘 영하의 바람이
옥상까지 깊이 올라와
말없이 하얀 손을 얹었습니다.

한 해를 견디던 잎사귀들이
순간, 바스라지며 사라졌습니다.
아, 된서리라는 말이
이렇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버티던 것들이
한순간에 멈추고,
쌓아두었던 숨결마저
조용히 놓아버리는 시간.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 휑한 자리 위로
어둡지 않은 어떤 빛이
조용히 스며옵니다.

아, 나도
하나님의 된서리가 그립습니다.

내 안의 헛된 것들,
끝까지 붙들고 있던 고집들,
차갑게 얼려
단번에 걷어내 주시는 그 손길.

쓰러지는 것 같으나
사실은 새로 시작되는 길,
오늘 옥상이 말없이
그 진실을 보여줍니다.

된서리 뒤에야
비로소 새순이 돋아난다는 것을
나는, 또 배웁니다. (20251117 김옥성)
+++
밝았습니다.
며칠 전, 영하의 아침에 옥상 텃밭을 바라보는 순간 놀랐습니다.
어제까지 살아 있던 잎들이 하룻밤 사이에 조용히 숨을 거둔 듯 서 있었고,
그때 번개처럼 떠오른 말,
“아, 이것이 된서리구나.”
버티고 버텨오던 생명이 단숨에 멈춰버린 그 차가운 침묵 앞에서
나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우리 삶에도 때때로 찾아오는
하나님의 된서리가 있다는 것을.

멈춤 같지만 무너짐이 아니라,
지워짐 같지만 사라짐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한 자리를 비우는 순간임을
텃밭이 조용히 알려줍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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