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씨앗향기 누가복음 9:23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자기부인!
밝았습니다.
들숨
날숨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운 사순의 정월대보름 아침입니다.
둥근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말씀 앞에 섭니다.
들숨
날숨을 받습니다.
“자기를 부인하라.”
이 말씀은
나를 미워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를 붙잡고 있던
두려움과 욕심, 상처의 껍질을 벗어내라는
사랑의 초대입니다.
우리가 움켜쥔 것이 많을수록
하느님의 은혜는 머물 자리를 찾지 못합니다.
내 마음이 빈 그릇이 될 때
비로소 생명의 물이 고요히 채워집니다.
십자가는
고통을 일부러 찾으라는 명령이 아니라
사랑을 선택하라는 길입니다.
내가 옳다고 주장하던 자리에서
한 걸음 물러서
형제와 자매를 바라보는 마음,
그것이 우리의 작은 십자가입니다.
자기를 내려놓을 때
관계가 다시 숨을 쉽니다.
내 뜻 하나를 내려놓는 일,
말을 참는 것,
먼저 사과하는 것,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는 것,
그 작은 선택 속에
그리스도의 길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도
나를 비울수록
사랑은 더 깊이 흐르고,
우리가 내려놓을수록
하느님은 더 가까이 다가오십니다.
복된 사순의 순례길이 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