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예수들 앞에서〉 - 현충일에 바치는 묵상시-
관리자
2025-06-07 (토) 22:02
1년전
1172
하늘씨앗향기!
〈작은 예수들 앞에서〉
- 현충일에 바치는 묵상시-
사람 안에 하늘이 있다고
들판에서 외치던 동학의 숨결이
먼지 속에 스러졌을 때
우리는 하늘을 가슴에 품는 법을 배웠다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을 외치던
3월의 맨발 소녀, 이름도 남기지 못한 노인
그들이 짓밟힌 자리에
흰 목련이 피어났다
거리의 피 맺힌 함성이
청와대 높은 담장을 흔들었고
4월의 봄, 학생들의 눈동자 속
진실은 꺼지지 않았다
광주의 하늘, 그 붉은 저녁
엄마 품처럼 따뜻했던 주먹밥
총부리 앞에 선 형제들
그날 무릎 꿇지 않은 영혼들은
지금도 별이 되어 우리를 비춘다
분단의 철조망 아래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군화들이 누워 있고
고향의 강물처럼 맑았던 젊음들이
갈등 속에 흩어져 버렸다
그러나
그 모든 피와 눈물은
오늘의 우리 안에서
예수로 말없이 부활하고 있다
이 땅 곳곳에 숨 쉬는
작은 예수들 앞에서
나는 고개를 숙인다
그들은 총 대신 사랑을 들었고
원한 대신 평화를 품었으며
죽음 대신 생명을 심었다
현충일의 이 고요한 아침
나는 감사한다
하늘을 품은 사람들의 용기에
하늘처럼 넓은 사람들의 눈물에
그리고 그 속에 피어난
하나님의 숨결에
오늘 이렇게 새 아침을 맞이하니
참으로 고마운 하루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김옥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