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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0일 부활절 여섯째 주일

관리자 2026-05-09 (토) 17:41 4개월전 288  

2026년 5월 10일 / 부활절 여섯째 주일

신명기 34:1-8

모세가 모압 평원, 여리고 맞은쪽에 있는 느보 산의 비스가 봉우리에 오르니, 주님께서는 그에게, 단까지 이르는 길르앗 지방 온 땅을 보여 주셨다. 또 온 납달리와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땅과 서해까지 온 유다 땅과 네겝과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골짜기에서 소알까지 평지를 보여 주셨다. 그리고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들의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땅이다. 내가 너에게 이 땅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네가 그리로 들어가지는 못한다.” 주님의 종 모세는, 주님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서, 모압 땅 벳브올 맞은쪽에 있는 골짜기에 묻혔는데, 오늘날까지 그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세가 죽을 때에 나이가 백스무 살이었으나, 그의 눈은 빛을 잃지 않았고, 기력은 정정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평원에서 모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간이 끝날 때까지, 모세를 생각하며 삼십 일 동안 애곡하였다.

 

사도행전 1:3-9

예수께서 고난을 받으신 뒤에, 자기가 살아 계심을 여러 가지 증거로 드러내셨습니다. 그는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여러 차례 나타나시고, 하나님 나라에 관한 일들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잡수실 때에 그들에게 이렇게 분부하셨습니다. “너희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아버지의 약속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으나, 너희는 여러 날이 되지 않아서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 / 사도들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에 예수께 여쭈었다. “주님,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나라를 되찾아 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때나 시기는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권한으로 정하신 것이니, 너희가 알 바가 아니다. 그러나 성령이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능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그리고 마침내 땅 끝에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 이 말씀을 하신 다음에, 그가 그들이 보는 앞에서 들려 올라가시니, 구름에 싸여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요한복음서 16:7-15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그가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의 잘못을 깨우치실 것이다. --- 아직도,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많으나, 너희가 지금은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말씀하지 않으시고, 듣는 것만 일러주실 것이요,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또 그는 나를 영광되게 하실 것이다. 그가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가지신 것은 다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성령이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 과거를 지나 미래로 가라 ]

떠남과 나아감

오늘은 부활절 여섯째 주일이자 어버이 주일입니다. 우리는 부모에게서 생명을 받았고, 돌봄과 인내 속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생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붙잡음이 아니라 떠남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가, 멈춤이 아니라 전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오늘 세 본문은 모두 떠남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장면을 보여 줍니다. 떠남은 상실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떠남을 통해 새 시대의 문을 여십니다. 떠남은 단절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다음 세대를 준비시키는 방식입니다. 우리의 삶과 가정, 그리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지나, 하나님이 예비하신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2. 물러나는 모세

모세는 느보 산의 비스가 봉우리에 올라가,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라봅니다. 인생의 정상, 지도자로서 절정에 서 있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그 정상에서 더 높이 오르려고 하지 않았고, 그 자리를 붙잡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에게 이 땅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네가 그리로 들어가지는 못한다.”


이 장면은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담과 하와는 허락되지 않은 것을 붙잡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달랐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더 가지 않았으며, 내려올 줄 알았습니다. 이것이 성숙한 신앙입니다.


모세는 과거의 업적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일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공동체의 미래를 내다보고, 다음 세대(여호수아)를 위해 자리를 비워 주었습니다. 떠남은 지도자의 패배가 아니라 완성이었습니다. 과거를 지나 미래로 가는 신앙의 첫걸음은 바로 물러남의 용기입니다.

 

“모세가 죽을 때에 나이가 백스무 살이었으나, 그의 눈은 빛을 잃지 않았고, 기력은 정정하였다.” 모세는 쇠약해서 물러난 것이 아니라, 강할 때 물러난 지도자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를 위해 사십 일 동안 애도했습니다. 이 긴 애도는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모세의 생애를 깊이 되돌아보는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모세가 떠남을 긍정하고 물러난 지도자라면, 사십 일 동안의 애도는 떠나는 사람을 기억하는 공동체의 성숙한 모습입니다. 사람의 진짜 평가는 앞모습이 아니라 뒷모습에서 드러납니다. 어떤 모습으로 떠나느냐가 그 사람의 믿음과 인격을 보여 줍니다. 어버이 주일을 맞아 부모 세대를 생각할 때, 우리는 그분들의 뒷모습에 담긴 사랑과 헌신을 기억합니다. 모세는 떠남 속에서 가장 위대한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내 삶에서 앞으로 더 나가지 않고 멈추어야 할 영역은 무엇이며, 그 지점은 어디인가?)

 

3. 떠남이 열어 주는 새로운 시대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 사십 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하시며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과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떠나가실 때, 제자들은 혼란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함께 계실 때가 가장 안전하고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떠남은 부재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동행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떠나신 후 성령님이 오시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떠남이 여호수아 시대를 열었듯이, 예수님의 승천은 성령님의 시대, 곧 교회 시대의 문을 여는 사건이었습니다. 떠남은 상실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관문입니다.

 

예수님이 떠나시기 직전에,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나라를 되찾아 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 이 질문에는 세 가지 오해가 담겨 있었습니다. 첫째, 부활이 곧 당장의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 둘째,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이 되어 민족 왕국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 셋째, 이 모든 일을 예수님이 직접 실행하실 것이라는 기대.


예수님의 대답은 이 세 가지 오해를 정정합니다. “때나 시기는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권한으로 정하신 것이니, 너희가 알 바가 아니다.” 부활은 정치적 왕국의 회복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 사명을 이루는 주체는 예수님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받은 제자들입니다.


제자들은 아직도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떠남을 경험해야 합니다. 주님은 그들이 더 이상 어린아이 신앙에 머물지 않고, 성령님 안에서 성숙한 제자가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성숙한 제자로 나가지 못하게 나를 붙잡는 것은 무엇인가?)

 

4. 성숙한 제자를 기대하시는 예수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 이보다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씀이 있을까요? 그러나 주님의 떠남은 부재나 상실이 아니라, 새로운 임재 방식으로 제자 곁에 머무르기 위한 전환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주님이 떠나셔야 제자들은 보이는 예수님께 의존하던 상태를 넘어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떠남의 충격이 없이는 그들은 마지막 단계의 성숙으로 넘어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또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지금은 감당하지 못한다.” 이 말씀에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은 여전히 미숙하지만, 성령님이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해 새롭게 깨우쳐 주실 것이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밝히 보여 주실 것입니다. 성령님은 단순한 위로자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안내자이십니다. 제자들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비로소 어린아이 같은 상태를 벗어나 진정한 제자로,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기치 않은 떠남, 관계의 변화, 익숙한 세계의 중단은 우리에게 상실처럼 느껴지지만, 그 순간이야말로 성령님이 깊이 일하시기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은 떠남을 통해 개인과 우리 공동체를 다름 단계로 이끄십니다.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무엇을 새롭게 배워야 하는가?)

 

5. 과거를 지나 미래로 가라

모세는 인생의 정상에서 물러났고, 예수님은 승천하심으로 성령의 시대를 여셨으며, 제자들은 성령 안에서 미숙함을 넘어 사도로 변화되었습니다. 어버이 주일을 맞아 우리는 부모 세대의 사랑뿐 아니라 그 사랑이 때로는 물러남, 떠남, 보냄 속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하나님은 떠남 속에서 미래를 여는 분이십니다. 부활 승천하신 주님은 우리 앞에 가시면서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과거를 지나, 미래로 가라.”

 

(성찰) 무엇에서 떠나야 하는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응답) 성령님과 함께 새로운 미래로 걸어가겠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주님, 떠남 속에 새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배우게 해주십시오. 우리의 과거를 주님께 맡기고, 성령님의 이끄심에 따라 미래로 나아가게 해주십시오. 모세를 인도하시고, 제자들을 성숙한 사도로 세우신 그 은혜로 오늘 우리 가정과 교회도 새로운 생명의 역사를 이루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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