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8일 / 주현절 다섯째주일
아모스서 9:7-10
“이스라엘 자손아, 나에게는 너희가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똑같다. 나 주가 하는 말이다. 내가 이스라엘을 이집트 땅에서, 블레셋 족속을 크레테에서, 시리아 족속을 기르에서, 이끌어 내지 않았느냐? 나 주 하나님이 죄 지은 이 나라 이스라엘을 지켜 보고 있다. 이 나라를 내가 땅 위에서 멸하겠다. 그러나 야곱의 집안을 모두 다 멸하지는 않겠다.”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똑똑히 들어라. 내가 이제 명령을 내린다. 곡식을 체질하여서, 돌멩이를 하나도 남김없이 골라 내듯이, 세계 만민 가운데서, 이스라엘 집안을 체질하겠다. 나의 백성 가운데서 ‘재앙이 우리에게 덮치지도 않고, 가까이 오지도 않는다’ 하고 말하는 죄인은 모두 칼에 찔려 죽을 것이다.”
로마서 8:12-17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육신에 빚을 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육신을 따라 살아야 할 존재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육신을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여러분은 또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녀로 삼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영으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바로 그 때에 그 성령이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으려고 그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입니다.
마가복음서 3:31-35
그 때에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찾아와, 바깥에 서서, 사람을 들여보내어 예수를 불렀다. 무리가 예수의 주위에 둘러앉아 있다가, 그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선생님의 어머니와 동생들과 누이들이 바깥에서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그리고 주위에 둘러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고 말씀하셨다. “보아라, 내 어머니와 내 형제자매들이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다.”
[ 하나님이 정하신 상속자들 ]
1. 상속자들을 부르시는 예수님
주현절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을 묵상하며 따라가는 절기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부르셨고, 그들을 제자로 세우셨으며, 그 부르심은 곧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자리로 이어졌습니다. 이 초대는 단순한 역할의 변화가 아니라, 정체성의 변화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자녀이며 상속자로 부름을 받은 사람입니다.
오늘 세 본문은 서로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삶으로 부름을 받는가? 구약은 선택의 본질을, 서신은 성령 안에서 자녀가 됨을, 복음서는 새로운 가족 공동체를 보여줍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상속자가 누리는 은혜와 그 부르심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2. 선택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
아모스 예언자의 말씀은 북이스라엘 왕국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아, 나에게는 너희가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똑같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을 하나님의 특별한 백성이라 여겼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특권의식을 꾸짖으셨습니다. 또한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사건이, 블레셋 족속을 크레테에서 이끌어 낸 사건이나, 시리아 족속을 기르에서 이끌어 낸 사건과 다르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에티오피아 사람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주로 노예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또한 시리아 족속은 이방 민족이며 블레셋 족속은 원수 같은 여기는 민족의 대표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을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이라 확신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자신들을 에티오피아 사람, 블레셋 족속, 시리아 족속과 별로 다르지 않게 여긴다는 말씀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모스는 이집트를 탈출한 사건이 특권의 증명이 아니라, 은혜 안에서 주어진 사명의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이 예언의 말씀은 언약의 백성이 되었으면서도 노예처럼 살거나 원수 같은 이방 민족을 따라가려 하는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불신을 깨우치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들의 삶은 정말 선택받은 백성의 삶이냐?’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특권으로만 누리고 있는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을 행해야 할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믿음의 자녀들을 체 속에 던져 놓고 심하게 흔들어서 죄와 죄인들을 걸러내는 과정입니다. “곡식을 체질하여서, 돌멩이를 하나도 남김없이 골라 내듯이, 세계 만민 가운데서, 이스라엘 집안을 체질하겠다.” 이스라엘 안에는 안일함과 교만에 빠져서, 재앙이 그들에게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특권의식과 영적 무감각에서 나온 말일 뿐입니다. 심판의 체가 흔들릴 때, 쭉정이와 돌멩이는 하나도 남김없이 떨어져 나갈 것이고, 참된 알곡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고 골라질 것입니다. 하나님은 흔들리는 체질을 통해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시고, 오직 참된 믿음을 가진 사람을 하나님 자녀로 세우십니다.
삶의 흔들림을 통해 털어낼 것은 무엇이고,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3. 그리스도의 공동 상속자
바울 사도는 말합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나님 자녀의 표지는 혈통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함입니다. 자녀는 다시 두려움의 종살이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성령 안에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친밀한 관계로 들어갑니다. 이 친밀한 관계는 신뢰와 내적 일치 그리고 자유로운 책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성령님께서 이끄시는 친밀한 관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무엇을 기뻐하시는지 민감하게 느끼며, 육신의 욕망보다 하나님의 뜻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삶을 조정하게 됩니다.
바울 사도는 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입니다.” 성령의 인도 안에서 예수님과 내적 일치를 이룬 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됩니다. 여기에서 공동 상속자는 미래의 보상만 받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감당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상속자는 영광과 함께 고난에도 참여합니다. 고난은 사랑받지 못한 자의 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함께 맡은 자녀에게 주어지는 표식입니다.
공동 상속자의 특권과 책임을 함께 감당하고 있는가?
4. 새로운 가족
예수님의 가족이 예수님을 찾아왔을 때, 예수님은 가족의 새로운 기준을 선언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이렇게 물으신 후에, 주위에 둘러앉은 사람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내 어머니와 내 형제자매들이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다.” 예수님은 혈연 중심의 가족을 부정하거나 거부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중심으로 세워지는 새로운 가족 공동체의 기준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이 공동체는 혈통, 민족, 조건을 넘어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을 내 가족이라고 부르십니다. 이 가족은 하나님의 사랑과 뜻 안에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가족은 흔들리지 않고 깨지지 않으며, 서로를 지지하고 사랑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이루어 가는 공동체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하나님의 가족을 이루고 있는가?
5. 하나님의 상속자로 살아가는 길
예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가족으로 부르셨습니다. 선택받은 자녀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과 순종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성령의 인도에 자신을 열어 놓고, 고난을 견디고 책임을 함께 지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향해 순종으로 걸어가는 사람, 그가 바로 하나님의 상속자입니다. 특권의식을 버리고, 성령을 따라 살며, 하나님의 뜻을 위해 자신의 삶을 드리는 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어,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은혜와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성찰) 하나님의 가족입니까? 그리스도의 공동 상속자입니까?
(응답) 하나님의 상속자가 되겠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우리를 예수님의 제자로,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참된 상속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