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8일 / 주현절 둘째주일
스가랴서 14:1, 5-11
주님의 날이 온다. 그 날이 오면, 약탈자들이 너희 재산을 약탈하여다가, 너희가 보는 앞에서 그것을 나누어 가질 것이다. / 그 산 골짜기는 아셀까지 미칠 것이다. 너희는 유다 왕 웃시야 때에, 지진을 만나 도망간 것 같이, 주님의 산 골짜기로 도망할 것이다. 주 나의 하나님이 오신다. 모든 천군을 거느리시고 너희에게로 오신다. 그 날이 오면, 햇빛도 차가운 달빛도 없어진다. 낮이 따로 없고 밤도 없는 대낮만이 이어진다. 그 때가 언제 올지는 주님께서만 아신다. 저녁때가 되어도, 여전히 대낮처럼 밝을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예루살렘에서 생수가 솟아나서, 절반은 동쪽 바다로, 절반은 서쪽 바다로 흐를 것이다. 여름 내내, 겨울 내내, 그렇게 흐를 것이다. 주님께서 온 세상의 왕이 되실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사람들은 오직 주님 한 분만을 섬기고, 오직 그분의 이름 하나만으로 간구할 것이다. 게바에서 예루살렘 남쪽 림몬까지, 온 땅이 아라바처럼 평평해질 것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우뚝 솟아 있으므로, ‘베냐민 문’에서부터 ‘첫 대문’이 서 있는 지점을 지나서 ‘모퉁이 문’까지, 또 ‘하나넬 망대’에서 왕실의 포도주 짜는 곳까지, 제자리에 그대로 남을 것이다. 백성이 예루살렘에 자리 잡을 것이다. 다시는 멸망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예루살렘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고린도전서 12:12-13, 21-26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그들이 모두 한 몸이듯이, 그리스도도 그러하십니다. 우리는 유대 사람이든지 그리스 사람이든지, 종이든지 자유인이든지, 모두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서 한 몸이 되었고, 또 모두 한 성령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 그러므로 눈이 손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게 쓸 데가 없다” 할 수가 없고, 머리가 발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게 쓸 데가 없다” 할 수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몸의 지체 가운데서 비교적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들이 오히려 더 요긴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덜 명예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지체들에게 더욱 풍성한 명예를 덧입히고, 볼품 없는 지체들을 더욱더 아름답게 꾸며 줍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지체들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몸을 골고루 짜 맞추셔서 모자라는 지체에게 더 풍성한 명예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몸에 분열이 생기지 않게 하시고, 지체들이 서로 같이 걱정하게 하셨습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당합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
요한복음서 17:20-26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해서만 비는 것이 아니고,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서 우리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여 주십시오.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인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은,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도, 내가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게 하여 주시고, 창세 전부터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내게 주신 내 영광을, 그들도 보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알지 못하였으나, 나는 아버지를 알았으며, 이 사람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는 이미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렸으며, 앞으로도 알리겠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게 하고, 나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는 사람들 ]
1.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사람들
오늘 말씀의 제목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사람들입니다. 이 하나님의 사랑은 스가랴서에서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서 이루어질 새 질서의 희망으로 나타났고, 고린도전서에서는 서로 다른 지체들이 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의 실제 모습으로 설명되며, 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드리신 간절한 기도를 통해 표현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세 본문을 따라,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도록 초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바라보면서, 예수님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2. 주님의 날에 이루어지는 새로운 질서
스가랴서는 바빌로니아 포로에서 돌아온 이후, 혼란과 분열의 위기 속에서 방황하던 이스라엘의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들은 성전 재건을 둘러싼 갈등과 주변 민족들의 압박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어둠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스가랴 예언자는 이 상황 속에서 주님의 날을 선포합니다. 이날은 단순한 심판의 날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회복되는 날, 무너졌던 질서가 다시 세워지는 날을 의미합니다.
주님의 날에는 빛과 어둠의 경계가 사라지고, 온 땅이 대낮처럼 밝아집니다. 이것은 하나님 안에서 어둠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삶 전체가 하나로 통합됨을 의미합니다. 또 예루살렘에서 솟아난 생수가 동쪽과 서쪽으로 흘러갑니다. 이것은 생명의 은혜가 특정한 지역이나 민족을 넘어서 모든 인류에게 흘러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주님께서 온 세상의 왕이 되셔서, 인간의 분열된 체제와 질서가 무너지고,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으로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새로운 질서가 세워집니다. 스가랴 예언자는 말합니다. “주님께서 온 세상의 왕이 되실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서 분열되었던 세계는 하나가 되고, 사람들은 오직 주님 한 분만을 섬기며 살아가게 됩니다. 예루살렘은 더 이상 특정 민족이나 왕국의 중심이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생명을 흘려보내는 거룩한 중심이 됩니다. 주님의 날은 멸망과 파괴의 날이 아니라, 분열이 사라지고 생명과 평화가 넘쳐나는 새로운 공동체가 세워지는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워나가시는 새로운 질서를 내 삶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3. 성령으로 하나가 되는 공동체
고린도 교회는 은사가 넘치고 재능 있는 이들이 많았지만, 분파 분쟁으로 혼란을 겪고 있던 신앙 공동체였습니다. 바울 사도는 몸과 지체의 비유를 들어 교회의 본질을 설명합니다.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을 이룹니다. (12절) 그리고 지체들이 연결된 한 몸을 살아 있게 하는 힘은 성령의 역사입니다. 성령은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 종과 자유인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한 성령 안에서 하나의 몸으로 연결합니다.
바울 사도는 말합니다. “몸의 지체 가운데서 비교적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들이 오히려 더 요긴합니다.” 그리고 덜 명예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지체들에게 더욱 풍성한 명예를 덧입히고, 볼품없는 지체들을 더욱더 아름답게 꾸며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22-23절) 교회는 세상의 기준을 따르지 않습니다. 약한 지체를 더 귀하게 여기고, 볼품없는 지체를 더욱 아름답게 꾸며 주며, 함께 울고 함께 기뻐하는 공동체입니다. 오늘 우리 곁에도 믿음이 약하거나 흔들리는 사람, 상처를 입은 사람, 몸이 아픈 사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 개인과 가정과 일터에서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믿음의 형제자매들이야말로 더 깊은 돌봄과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지체들입니다. 성령님께서는 이 지체들을 하나의 생명으로 연결하여, 한 몸을 이루게 하십니다. 교회의 하나 됨은 바로 그 성령의 은혜에서 나옵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지체들을 더욱 풍성한 열매와 아름다움으로 가꾸고 섬겨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더욱 풍성한 명예를 덧입히고 더욱더 아름답게 꾸며 주어야 할 지체들은 누구인가?
4. 온전하게 하나가 되는 제자들
요한복음서 17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기도는 대제사장의 기도 혹은 고별 기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기도를 통해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뿐 아니라, 앞으로 그들의 말을 듣고 믿게 될 모든 이들, 즉 오늘의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미래에 제자가 될 사람들까지 생각하시면서 드리는 이 기도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안겨 줍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여기에서 우리란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성자와 성부의 일치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온전한 일치입니다.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이듯이, 믿음의 형제자매들도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이 하나 됨을 통해 세상은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 사이에 맺어진 사랑의 관계를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마지막까지 제자들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나 됨이 교회의 생명이자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능력 안에서 주님과 온전한 일치를 이루고 있는가? 믿음의 형제자매들과 일치를 이루고 있는가?
5.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기
스가랴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새 질서 속에서 하나가 되는 공동체를 꿈꿉니다. 바울 사도는 성령 안에서 서로 다른 지체들이 사랑으로 연결되어 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기도에서,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교회 공동체의 존재 목적임을 알려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성령의 은혜로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온전한 일치를 이루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우리의 힘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붙드실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받아들이며 하나가 됩니다. 우리가 이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삶을 살아갈 때,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성찰)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물며, 온전한 일치를 이루어가고 있는가?
(응답)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겠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우리가 성령 안에서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온전히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이 이 세상에 드러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