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9일 / 창조절 열째주일
신명기 26:4-11
제사장이 당신들의 손에서 그 광주리를 받아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제단 앞에 놓으면,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 앞에서 다음과 같이 아뢰십시오. ‘내 조상은 떠돌아다니면서 사는 아람 사람으로서 몇 안 되는 사람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내려가서, 거기에서 몸붙여 살면서, 거기에서 번성하여, 크고 강대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집트 사람이 우리를 학대하며 괴롭게 하며, 우리에게 강제노동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 우리 조상의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부르짖었더니, 주님께서 우리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우리가 비참하게 사는 것과 고역에 시달리는 것과 억압에 짓눌려 있는 것을 보시고,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내셨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이 곳으로 인도하셔서,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내게 주신 땅의 첫 열매를 내가 여기에 가져 왔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그것을 주 당신들의 하나님 앞에 놓고, 주 당신들의 하나님께 경배드리고, 레위 사람과, 당신들 가운데서 사는 외국 사람과 함께,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과 당신들의 집안에 주신 온갖 좋은 것들을 누리십시오.
야고보서 2:14-17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를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 날 먹을 것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먹으십시오” 하면서, 말만 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주지 않는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믿음에 행함이 따르지 않으면, 그 자체만으로는 죽은 것입니다.
마태복음서 25:31-40
인자가 모든 천사와 더불어 영광에 둘러싸여서 올 때에, 그는 자기의 영광의 보좌에 앉을 것이다. 그는 모든 민족을 그의 앞에 불러모아,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갈라서, 양은 그의 오른쪽에, 염소는 그의 왼쪽에 세울 것이다. 그 때에 임금은 자기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사람들아, 와서, 창세 때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한 이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주릴 때에 내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로 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병들어 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할 것이다. 그 때에 의인들은 그에게 대답하기를 ‘주님, 우리가 언제, 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리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리고,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고,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리고, 언제 병드시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찾아갔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임금이 그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할 것이다.
[ 살아 있는 믿음 ]
1. 살아 있는 믿음의 자리에 서 있는가?
오늘 말씀의 제목은 살아 있는 믿음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반응이 있고, 움직임이 있으며, 열매를 맺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에 반응하고, 그 은혜에 순종하여 움직이며, 사랑의 열매를 맺는 믿음입니다.
다음 주일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감사절은 우리의 믿음이 살아 있는지, 아니면 형식에 머무른 죽은 믿음인지 점검하는 때입니다. 감사는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그 은혜에 대한 반응으로 나눔을 실천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2. 기억하는 감사와 나누는 고백
고대 농경 사회에서 수확의 첫 열매를 신께 바치는 제사는 흔한 종교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원하신 것은 제물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고백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이 제물을 드리며 이렇게 고백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의 조상은 떠돌던 아람 사람으로서, 이집트에서 학대받았으나, 주님께서 강한 손과 편 팔로 인도하셨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감사의 언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구원의 역사에 대한 기억의 고백입니다. 이스라엘은 이 고백을 드릴 때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인하고,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덕분이다’라는 사실을 되새겼습니다. 감사는 언제나 기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억하는 감사는 일시적인 감정을 넘어서 참된 믿음의 길로 우리를 이끌어 갑니다.
하나님께서는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그것을 주 당신들의 하나님 앞에 놓고, 주 당신들의 하나님께 경배드리고, 레위 사람과, 당신들 가운데서 사는 외국 사람과 함께,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과 당신들의 집안에 주신 온갖 좋은 것들을 누리십시오.” 감사는 나 혼자 누리는 특권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은혜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참된 감사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나눔의 감사로 이어집니다. 레위 사람과 외국 사람, 곧 사회적 약자와 함께 누리라는 명령은, 감사의 예배가 나눔의 실천으로 완성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나는 어떤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드리는가? 그 감사는 누구와 함께 나누어지고 있는가?
3. 행동으로 드러나는 살아 있는 믿음
그리스도교 구원의 밑바탕에는 믿음이 있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이 믿음의 실체를 행동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를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머리 안에서 생각만 하는 믿음,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 믿음은 살아 있는 믿음이 아닙니다. 참된 믿음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것을 행함으로 옮기는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마태복음서 7:21)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보다, 그 뜻을 말하는 것보다, 그 뜻을 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믿음이 구원을 완성한다고 할 때, 그 행함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가난한 형제자매들을 향한 사랑의 돌봄입니다. 가난한 자를 돌아보는 일, 그들의 결핍을 채우는 일, 약자의 손을 붙들고 공감하며 삶을 함께 나누는 일, 이것이 살아 있는 믿음의 행위입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그러나 행함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믿음은 하나님의 생명이 흐르는 살아 있는 믿음입니다.
나의 믿음은 지금 어떤 행동과 실천으로 드러나고 있는가?
4.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 인자가 영광의 보좌에 앉을 때에 인류를 심판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주님은 오른쪽에 있는 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너희는, 내가 주릴 때에 내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로 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병들어 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놀라운 것은, 그때 의인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이 ‘언제 우리가 그렇게 했습니까? 라고 묻는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의롭다고 인정하시고 칭찬하시는 것은 거대한 업적이나 위대한 신앙고백이 아닙니다. 가장 작고 평범한 사랑의 행동입니다. 의인들은 그런 삶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자연스럽게 여겼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선행을 실천하는 것만으로, 하나님 나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동이 필요하지만, 그 행동은 믿음에서 비롯된 열매이어야 합니다. 마지막 심판의 기준이 단지 외적 행동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기 의와 공로를 나타내려는 과시적 선행은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이웃을 향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행하는 선행이야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믿음의 열매입니다. 더 나아가, 주님께서 우리의 선행을 믿음의 열매로 인정하실 때 매우 특별한 기준을 적용하십니다. 그것은 바로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행한 선행’이라는 기준입니다. 주님은 지극히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와 주님 자신을 동일시하시기 때문입니다. (40절) 이런 선행이 우리를 참된 구원으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참된 구원에 이르기 위해, 내가 선행을 베풀어야 할 지극히 작은 자 하나는 누구인가?
5.
하나님은 제물보다 제물을 드리는 사람의 감사와 고백을 더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는 반드시 이웃과의 나눔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감사 없는 나눔은 공허하고, 나눔 없는 감사는 죽은 신앙입니다. 살아 있는 믿음은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는 감사, 그 감사가 행동으로 드러나는 나눔, 그리고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주님처럼 섬기는 사랑에서 완성됩니다. 그런 믿음의 사람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사람들아, 와서, 창세 때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한 이 나라를 차지하여라.”
(성찰) 나의 믿음은 살아 있는 믿음인가?
(응답) 지극히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도 주님처럼 섬기며 살겠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주님, 우리에게 살아 있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감사로 받은 은혜를 나눔으로 이어가게 하시고, 지극히 작은 이들을 주님처럼 섬기게 해주십시오. 죽은 믿음이 아니라, 사랑으로 움직이는 사랑 있는 믿음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