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9일 / 창조절 일곱째주일
여호수아기 24:14-15, 22-28
“이렇게 말씀하셨으니, 당신들은 이제 주님을 경외하면서, 그를 성실하고 진실하게 섬기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여러분의 조상이 강 저쪽의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 섬기십시오. 주님을 섬기고 싶지 않거든, 조상들이 강 저쪽의 메소포타미아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아니면 당신들이 살고 있는 땅 아모리 사람들의 신들이든지, 당신들이 어떤 신들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선택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은 주님을 섬길 것입니다.” /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이 주님을 택하고 그분만을 섬기겠다고 한 말에 대한 증인은 바로 여러분 자신들입니다.” 그러자 그들이 말하였다. “우리가 증인입니다.” 여호수아가 또 말하였다. “그러면 이제 당신들 가운데 있는 이방 신들을 내버리고, 마음을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바치십시오.” 백성들이 여호수아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주 우리의 하나님을 섬기며, 그분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 그 날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백성들과 언약을 세우고, 그들이 지킬 율례와 법도를 만들어 주었다. 여호수아가 이 모든 말씀을 하나님의 율법책에 기록하고, 큰 돌을 가져다가 주님의 성소 곁에 있는 상수리나무 아래에 두고, 모든 백성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돌이 우리에게 증거가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모든 말씀을 이 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하나님을 모른다고 할 때에, 이 돌이 여러분이 하나님을 배반하지 못하게 하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을 제각기 유산으로 받은 땅으로 돌려보냈다.
사도행전 3:22-26
“모세는 말하기를 ‘주 하나님께서 나를 세우신 것 같이, 너희를 위하여 너희 동족 가운데서 한 예언자를 세워 주실 것이다. 그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라. 누구든지 그 예언자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백성 가운데서 망하여 없어질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무엘을 비롯하여 그 뒤를 이어서 예언한 모든 예언자도, 다 이 날에 있을 일을 알려 주었습니다. 여러분은 예언자들의 자손이며,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조상들과 맺은 언약의 자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의 자손으로 말미암아 땅 위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악에서 돌아서게 하셔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려 주시려고, 먼저 자기의 종을 일으켜 세우시고, 그를 여러분에게 보내셨습니다.”
요한복음서 15:18-21, 26-27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여 있다면, 세상이 너희를 자기 것으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가려 뽑아냈으므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종이 그의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한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요, 또 그들이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의 말도 지킬 것이다. 그들은 너희가 내 이름을 믿는다고 해서, 이런 모든 일을 너희에게 할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 영이 나를 위하여 증언하실 것이다.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 새로운 언약을 맺은 사람들 ]
1.
오늘 말씀의 제목은 새로운 언약을 맺은 사람들입니다. 믿음의 자녀들은 모두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과 맺은 언약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언약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연약함과 시대의 변화 속에서, 그 언약은 때로 새로운 형식과 결단으로 갱신되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그 언약을 다시 기억하게 하고, 새롭게 결단하게 합니다. 오늘 세 본문은 각각 언약의 기억, 언약의 확장, 언약의 증언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과의 언약이 단지 과거의 약속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생명의 계약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2.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를 지나 마침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왔습니다. 여호수아는 모든 지파의 대표들을 세겜 성소로 불러 모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면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지키기로 다짐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오래전에 조상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창세기 12장) 그 언약은 땅과 후손 그리고 복의 약속이었습니다. 가나안 정복과 땅의 분배는 그 약속이 하나님의 신실하신 인도 안에서 성취되었다는 증거였습니다. 여호수아는 백성에게 이렇게 촉구합니다. “당신들은 이제 주님을 경외하면서, 그를 성실하고 진실하게 섬기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여러분의 조상이 강 저쪽의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 섬기십시오. 당신들이 어떤 신들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선택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은 주님을 섬길 것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권면이 아니라, 하나님과 새롭게 맺는 생명의 계약으로의 초대입니다. 백성은 응답합니다. “우리가 주 우리의 하나님을 섬기며, 그분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여호수아는 이 결단의 증거로 큰 돌을 세겜의 상수리 나무 아래에 세웁니다. 그 돌은 말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고, 백성들의 맹세를 기억하는 침묵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언약의 핵심은, 이방 신들을 버리고 하나님만 섬기겠다는 결단입니다. 탈출과 광야 생활과 정복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수많은 기적을 경험했으나 여전히 이방 신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은, 미신과 구습의 족쇄를 벗어버리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으며, 파라오의 노예가 아니라 참된 자유인이 되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언약을 새롭게 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직 하나님만 섬기며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미래를 바라보며 새 시대를 향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조상들의 미신과 구습의 족쇄를 완전히 벗어버렸는가? 세속과 물질의 노예가 아니라 참된 자유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3.
예루살렘 성전의 아름다운 문 앞에서, 베드로는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고 구걸하면서 살아가던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베드로가 말하자마자, 그의 발과 발목이 곧바로 힘을 얻었고, 그는 뛰며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치유의 기적을 보고 솔로몬 행각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베드로는 그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전했습니다. 베드로는 몰려드는 유대인들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예언자들의 자손이며,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조상들과 맺은 언약의 자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의 자손으로 말미암아 땅 위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을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아브라함의 언약이 단지 이스라엘 민족만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을 위한 복된 약속임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유대인들은 이 언약을 좁게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아브라함 언약이 이스라엘 민족만을 위한 특별한 은혜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베드로의 설교는 좁게 닫혀 있던 언약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은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 안에 갇혀 있던 아브라함 언약을, 보편적인 생명의 복음으로 확장했습니다. 성령의 뜨거운 불길은 두려움으로 굳어 있던 제자들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베드로의 설교를 통해 언약의 후손들은 아브라함 언약을 모든 인류에게 복을 전하는 생명의 언약으로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은 어떤 의미일까요? 복음과 구원의 은총을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선민사상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십자가의 복음을 사적인 행복과 개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축복의 열쇠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언약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에, 경쟁에 집중하면서 이웃과 연약한 자들에게 무관심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4.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예수님은 언약의 후손들이 이 세상에서 미움받게 될 것을 안타깝게 여기시면서, 이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왜 이 세상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미움을 받을까요?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예수님이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이 언약의 후손들을 미워하는 것은, 세상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고 십자가에 매달았던 것과 같은 의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 영이 나를 위하여 증언하실 것이다.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보혜사 성령은 우리 안에 역사하여, 세상의 미움과 핍박 속에서도 하나님과의 언약을 포기하지 않게 합니다. 복음의 능력은 세상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세상을 거슬러 살아갈 때 겪게 되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게 해주며, 언약을 굳게 믿고 새롭게 해석하여 끝까지 견디며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힘입니다. 우리 힘과 능력으로 넘어가지 못할 언덕을 만났을 때,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우리를 지키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어떤 미움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가? 보혜사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증인의 삶을 살고 있는가?
5.
하나님의 언약은 과거의 맹세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늘 우리의 선택과 결단 속에서 새롭게 이루어지는 생명의 계약입니다. 새로운 언약을 맺은 사람은 세상의 미움 속에서도 성령의 도우심으로 견디며, 끝까지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증언합니다. 이 언약의 후손들을 통해 세상은 복을 받고, 하늘의 뜻이 이 땅 위에서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끝까지 참고 견디는 언약의 후손들을 통해 온 세상이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성찰) 새로운 언약의 후손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응답) 끝까지 참고 견디겠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주님, 우리를 새로운 언약의 백성으로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상의 미움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게 하시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끝까지 견디게 해주십시오. 날마다 새로운 생명의 계약을 복으로 누리게 하시고,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