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1일 / 창조절 셋째주일
창세기 12:1-4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베풀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아브람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길을 떠났다. 롯도 그와 함께 길을 떠났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나이는 일흔다섯이었다.
갈라디아서 3:5-9, 14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성령을 주시고 여러분 가운데서 기적을 행하시는 것은 여러분이 율법을 행하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믿음의 소식을 듣기 때문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이 복음을 듣고 믿어서 그렇게 하신 것입니까? 그것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하나님께서 그것을 의로운 일로 여겨 주셨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에서 난 사람들이야말로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여러분은 아십시오. 또 하나님께서 이방 사람을 믿음에 근거하여 의롭다고 여겨 주신다는 것을 성경은 미리 알고서, 아브라함에게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하는 기쁜 소식을 미리 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에서 난 사람들은 믿음을 가진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에게 내리신 복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이방 사람에게 미치게 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약속하신 성령을 받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서 8:51-59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의 말을 지키는 사람은 영원히 죽음을 겪지 않을 것이다.” 유대 사람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귀신 들렸다는 것을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고, 예언자들도 죽었는데, 당신이 ‘나의 말을 지키면, 영원히 죽음을 겪지 않을 것이다’ 하니, 당신이 이미 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보다 더 위대하다는 말이오? 또 예언자들도 다 죽었소. 당신은 스스로를 누구라고 생각하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나를 영광되게 한다면, 나의 영광은 헛된 것이다. 나를 영광되게 하시는 분은 나의 아버지시다.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분이시다.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 나도 너희처럼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를 알고 있으며,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키고 있다.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기대하며 즐거워하였고, 마침내 보고 기뻐하였다.” 유대 사람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 나이가 쉰도 안되었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는 말이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돌을 들어서 예수를 치려고 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몸을 피해서 성전 바깥으로 나가셨다.
[ 복 주시는 하나님 ]
1. 복 주시는 하나님
오늘 말씀의 제목은 복 주시는 하나님입니다. 복이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건강, 재물, 성공, 명예 등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바라는 복은 대부분 나 자신을 위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성공이나 풍요를 넘어섭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은 한 사람의 삶을 살리고, 한 공동체를 새롭게 세우며, 더 나아가 온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복은 개인에서 민족으로, 민족에서 온 세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바울 사도는 이 복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다고 말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복을 약속받은 백성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새롭게 깨닫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써, 참된 복을 누리는 삶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2. 하나님의 부르심과 복의 약속
하나님은 아브람을 부르셨습니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고대 세계에서 고향과 아버지의 집은 정체성과 안전, 삶의 기반이었습니다. 그것을 떠난다는 것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닙니다. 안정된 과거와 익숙함을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보여 주실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결단입니다. 복을 향한 아브라함의 믿음의 여정은 이 떠남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복은 단순히 개인적인 복이 아니라, 그를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받게 하는 복입니다. 복의 근원이 되고, 축복의 통로가 되는 복입니다. 이 약속은 개인 차원을 넘어서 민족적으로, 보편적 인류의 차원으로 확장되는 약속입니다. 아브라함은 그 약속의 말씀을 따라 길을 떠났고, 그 떠남이 바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문을 여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에게 떠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고, 복의 근원이 되라고, 축복의 통로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지금 어떤 떠남의 부르심 앞에 있는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가?
3. 믿음으로 받는 약속의 선물인 성령
바울 사도는 갈라디아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믿음에서 난 사람들이야말로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여러분은 아십시오. 믿음에서 난 사람들은 믿음을 가진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믿음에서 난 사람들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말은, 아브라함의 혈통적 후손들만 하나님의 구원을 누리지 않고,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믿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구원을 누리게 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구원을 누리는 모든 믿음의 자녀들은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하나님의 복을 누리게 된다는 말입니다. 갈라디아 교회 안에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면서도,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유대 민족주의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바울 사도는 이러한 거짓 복음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 누리는 하나님의 구원이라는 개념이 혈통적 민족주의라는 울타리를 넘어서듯이, 아브라함이 받은 복의 약속 역시 믿음으로 의롭게 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확장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시 말해,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의롭다고 인정받고 복을 약속받았으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고 의롭다고 인정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고 그가 받은 복의 약속을 함께 받게 됩니다. 믿음을 통해 새롭게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난 사람들이야말로 참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바울 사도는 말합니다.
또한 바울 사도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복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다고 말합니다. 그 복은 우리에게 약속하신 성령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 땅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성령은 단순한 위로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도록 인도하시는 분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삶이야말로 복 받은 백성의 삶입니다. 성령은 믿음의 자녀들에게 약속된 복을 현재 우리 안에서 실현하시는 분입니다. 성령이 주시는 감동과 능력으로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은 개인과 민족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을 향해 흘러갑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복 역시 믿음으로 의롭게 된 모든 사람의 삶을 통해 세상으로 흘러갑니다. 하나님의 복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세상으로 흘러가는 사랑의 강물입니다. 복을 받은 우리가 그 흐름을 막아서는 안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의 삶을 축복의 통로로 드리는 사람이 참된 아브라함의 후손입니다.
나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가?
나의 삶이 하나님의 복이 세상으로 흘러가는 축복의 통로가 되려면, 어떤 결단과 실천이 필요한가?
4. 약속의 완성자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말을 지키는 사람은 영원히 죽음을 겪지 않을 것이다”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가 있다” 이 말씀은 당시 유대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신 것을 알지 못했고, 아브라함이 받은 복을 혈통적 차원에서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에 불과한 예수가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든지, 그의 말을 지키는 사람이 죽음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한계와 배타적 민족주의(자부심)라는 우물에 갇혀 있던 그들은 약속의 성취이며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을 죽이려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떠남으로써 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 역시, 혈통적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위치에서 떠나야만 했습니다. 율법과 전통이라는 종교적 관습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아브라함의 후손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떠나지 못했고,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고 말았습니다. 오늘 우리들 역시 떠나야 합니다. 죄의 습관을 떠나야 하고, 세속의 습성을 떠나야 하고, 자기중심적 신앙을 떠나야 하며, 무엇보다도 전통과 관습으로 굳어진 과거의 관행들로부터 떠나야 합니다.
진정한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살아가기 위해 내가 떠나야 할 것은? 참된 축복의 통로가 되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것은?
5. 약속의 상속자, 축복의 통로
우리는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부르심을 받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약속의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복은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로 세상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우리에게도 떠나라는 부르심이 주어졌습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현재라는 관습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믿음으로 길을 떠나는 사람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의 통로가 되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성찰) 나의 떠남과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복이 더 많은 사람에게 흘러가고 있는가?
(응답) 떠나는 사람, 순종하는 사람, 축복의 통로가 되겠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하나님, 우리를 아브라함처럼 부르시고, 축복의 통로로 세워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의 삶이 개인의 욕심에 갇히지 않고, 공동체와 세상으로 흘러가는 축복의 강물이 되게 해주십시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믿음으로 약속의 길을 걸어가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