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8일 / 성령강림주일
요엘서 2:23-32
“시온에 사는 사람들아, 주 너희의 하나님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너희를 변호하여 가을비를 내리셨다. 비를 흡족하게 내려주셨으니, 옛날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내려주셨다. 이제 타작 마당에는 곡식이 가득 쌓이고, 포도주와 올리브 기름을 짜는 틀마다 포도주와 기름이 넘칠 것이다. “메뚜기와 누리가 썰어 먹고 황충과 풀무치가 삼켜 버린 그 여러 해의 손해를, 내가 너희에게 보상해 주겠다. 그 엄청난 메뚜기 군대를 너희에게 보내어 공격하게 한 것은 바로 나다. 이제 너희가 마음껏 먹고, 배부를 것이다.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의 하나님의 이름을 너희가 찬양할 것이다. 나의 백성이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아, 이제 너희는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너희 가운데 있다는 것과, 내가 주 너희의 하나님이라는 것과, 나 말고는 다른 신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의 백성이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 내가 모든 사람에게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딸은 예언을 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종들에게까지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그 날에 내가 하늘과 땅에 징조를 나타내겠다. 피와 불과 연기 구름이 나타나고,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붉어질 것이다. 끔찍스럽고 크나큰 주의 날이 오기 전에, 그런 일이 먼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주님의 이름을 불러 구원을 호소하는 사람은 다 구원을 받을 것이다. 시온 산 곧 예루살렘 안에는 피하여 살아남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주님께서 부르신 사람이 살아남아 있을 것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도행전 2:1-13
오순절이 되어서, 그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길이 솟아오를 때 혓바닥처럼 갈라지는 것 같은 혀들이 그들에게 나타나더니,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어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각각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예루살렘에는 경건한 유대 사람이 세계 각국에서 와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말소리가 나니, 많은 사람이 모여와서, 각각 자기네 지방 말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서, 어리둥절하였다. 그들은 놀라, 신기하게 여기면서 말하였다. “보시오, 말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이 아니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저마다 태어난 지방의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이오? 우리는 바대 사람과 메대 사람과 엘람 사람이고, 메소포타미아와 유대와 갑바도기아와 본도와 아시아와 브루기아와 밤빌리아와 이집트와 구레네 근처 리비아의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이고, 또 나그네로 머물고 있는 로마 사람과 유대 사람과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과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데, 우리는 저들이 하나님의 큰 일들을 방언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있소.”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어쩔 줄 몰라서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오?” 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그런데 더러는 조롱하면서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누가복음서 11:5-13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구에게 친구가 있다고 하자. 그가 밤중에 그 친구에게 찾아가서 그에게 말하기를 ‘여보게, 내게 빵 세 개를 꾸어 주게. 내 친구가 여행 중에 내게 왔는데, 그에게 내놓을 것이 없어서 그러네!’ 할 때에, 그 사람이 안에서 대답하기를 ‘나를 괴롭히지 말게. 문은 이미 닫혔고, 아이들과 나는 잠자리에 누웠네. 내가 지금 일어나서, 자네의 청을 들어줄 수 없네’ 하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의 친구라는 이유로는, 그가 일어나서 청을 들어주지 않을지라도, 그가 졸라대는 것 때문에는, 일어나서 필요한 만큼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구하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어 주실 것이다. 구하는 사람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사람마다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열어 주실 것이다. 너희 가운데 아버지가 된 사람으로서 아들이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으며, 달걀을 달라고 하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너희가 악할지라도 너희 자녀에게 좋은 것들을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 가장 좋은 선물 ]
1.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성령은 하나님이 내려주신 가장 좋은 선물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그 선물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깨닫고 성령이 충만한 삶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2.
요엘은 남 유다 왕국의 예언자이며, 요아스 왕이 다스리던 때(기원전 8세기 경)에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요엘서에 나오는 내용으로 보아 그 배경이 되는 시기는 남 유다 왕국의 멸망과 포로기 그리고 포로기 이후 시대에 걸쳐 있습니다. 요엘서는 메뚜기 재앙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경고하면서, 이 재앙의 날을 ‘주님의 날’이라고 표현합니다.(요엘서 2:1) 하지만 주님의 날은 심판과 재앙을 넘어 믿음의 자녀들에게 구원의 날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회개를 촉구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메뚜기 재앙의 근원이 자신임을 밝히면서 동시에 그 재앙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해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나옵니다.(25절) 이 약속은 주님의 날이 심판의 날이지만 믿음의 자녀들에게는 재앙이 끝나고 위협이 사라지며 배고픔과 수치로부터 온전히 회복되는 날임을 알려줍니다.
주님의 날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그의 영을 부어 주시는 날입니다. 구약 시대에 하나님의 영은 특별한 선택을 받은 예언자나 제사장에게 내리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날에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이 내립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하나님께서는 ‘종들에게까지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의 영을 부어주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남녀 차별과 신분 차별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고대 사회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더군다나 종들에게까지 하나님의 영이 내린다는 말씀은 매우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말씀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에서 하나님의 선물은 가장 귀하고 좋은 것이며, 인간의 삶에 가장 필요한 것임을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는 차별을 넘어서고 시대적인 관습과 한계를 초월합니다. 이 좋은 선물을 받은 사람은 차별이 없는 세상으로, 시대의 한계를 초월하는 삶으로 전진해 나갑니다.
우리 안에 어떤 차별의식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 시대의 관습과 한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이 시대의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가장 좋은 선물인 성령님에 이끌려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사도행전 2장의 성령강림 사건은 요엘서 2장의 예언이 성취된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순절에 제자들이 모여 있는 집안에 성령이 임합니다. 모여 있던 사람들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어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령으로 충만하게 된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성령님께 순종한다는 점입니다.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가장 좋은 선물을 값지고 보람차게 누리는 삶입니다. 선물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 가치를 누립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가장 좋은 선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 왔을까요?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순종하며 살아왔습니까?
성령으로 충만하게 된 사람들이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각각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했다’라고 성경은 전합니다. 여기에서 방언이란 다른 언어(개역 개정) 즉 외국어를 의미합니다. 유대민족 출신으로 외국에 흩어져 살다가 예루살렘으로 찾아온 사람들(모국어를 모르고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교포 후예들)은 각각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습니다. 서로 소통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말하는 제자들의 말을, 각각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알아듣게 되었습니다. 성령의 역사는 단절되고 막힌 것을 소통시킵니다.
오늘 우리들은 같은 시대를 살면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서로 소통되지 않는 상황을 자주 직면합니다. 개인 간에, 집단 간에, 세대 간에, 지역 간에, 그 외에도 많은 영역에서 서로 막혀 있습니다. 남과 북이 막혀 있으며, 자연과 인간은 상생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단절되고 막힌 것을 소통시키는 성령의 역사는, 성령이라는 좋은 선물을 받은 사람의 결단과 실천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우리에게 막혀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막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성령께서 시키시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소통시키기 위해 변화되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4.
복음서 본문에는 간청하는 친구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비유를 통해 우리가 깨달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이 비유는 졸라대는 것처럼 간절히 구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을까요?
구하는 자의 간절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구하는 대상이 누구이며 어떤 분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간청하는 대상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간절히 구하는 태도는, 우리가 무엇을 구하든 하나님이 좋은 것으로 응답해 주신다는 믿음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합니다. 구하는 사람의 간절함은 자기 생각이나 고집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좋은 것을 주실 하나님에 대한 겸손한 믿음과 순종의 적극적인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좋은 선물은 바로 성령입니다. 성령은 하나님 자신입니다. 자기 자신을 내주는 것은 가장 큰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기꺼이 내주십니다. 창조는 천지 만물을 통해 하나님 자신을 우리에게 내보여주신 사건입니다. 성육신은 하나님 자신을 예수라는 한 인간을 통해 이 세상에 내주신 사건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자신의 생명을 우리를 위해 내주신 것입니다. 부활 승천하신 후에, 다시 한번 자신을 내주신 사건이 바로 성령강림 사건입니다.
오늘도 계속해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신을 내주십니다. 가장 좋은 선물인 성령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우리는 이 선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5.
성령은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가장 좋은 선물입니다. 성령은 하나님 자신입니다. 이 선물을 받은 사람은 차별을 물리치고 단절을 넘어서서 참된 회복과 구원을 향해 나갑니다. 날마다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을 굳게 신뢰하며 간절히 구하는 사람마다 가장 좋은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성찰) 믿음 안에서 간절히 구하고 있는가?
(응답) 가장 좋은 선물을 받아 누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