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6일 / 사순절 다섯째주일
신명기 6:1-9, 14-15
“이것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가르치라고 나에게 명하신 명령과 규례와 법도입니다. 당신들은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서 이것을 지키십시오. 당신들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경외하며, 내가 당신들에게 명한 모든 주님의 규례와 법도를 잘 지키면, 당신들과 당신들 자손이 오래오래 잘 살 것입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자손 여러분, 이 모든 말을 듣고 성심껏 지키면, 주 당신들 조상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당신들이 잘 되고 크게 번성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들으십시오. 주님은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주님은 오직 한 분뿐이십니다. 당신들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내가 오늘 당신들에게 명하는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언제든지 가르치십시오. 또 당신들은 그것을 손에 매어 표로 삼고, 이마에 붙여 기호로 삼으십시오.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서 붙이십시오.”
“당신들은, 당신들 가까이에 있는 백성이 섬기는 신들 가운데에, 그 어떤 신도 따라가서는 안됩니다. 당신들 가운데 계시는 주 당신들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니,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분노하시면, 당신들을 땅 위에서 멸하실 것입니다.”
요한1서 3:14-24
형제자매 여러분, 세상이 여러분을 미워해도 이상히 여기지 마십시오. 우리가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이것을 아는 것은 우리가 형제자매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죽음에 머물러 있습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누구나 살인하는 사람입니다. 살인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속에 영원한 생명이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여러분은 압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자매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형제자매의 궁핍함을 보고도, 마음 문을 닫고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이 그 사람 속에 머물겠습니까? 자녀 된 이 여러분, 우리는 말로나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과 진실함으로 사랑합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진리에서 났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에 가책을 받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러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보다 크신 분이시고, 또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마음에 가책을 받지 않으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담대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요, 우리가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에게서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대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께서도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을, 그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우리는 압니다.
요한복음서 13:34-35
“이제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써 너희가 내 제자인 줄을 알게 될 것이다.”
[ 서로 사랑하여라 ]
1.
오늘 말씀의 제목은 ‘서로 사랑하여라’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누구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깨닫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기로 결단하는 은혜가 임하기를 바랍니다.
2.
모세는 이집트 탈출과 광야 생활을 회고하면서,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간 후에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기를 촉구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말씀을 성심껏 지키면,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후손들이 잘되고 크게 번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이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실제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모세는 특별히 하나님을 ‘질투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질투라는 말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거나 따라가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표현입니다. 여기에서 다른 신이란 약속의 땅인 가나안 지역에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섬기는 신을 가리킵니다.
이집트 탈출과 광야 생활을 이미 겪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않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질투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믿음의 자녀들에게 자발적인 사랑, 상호관계적 사랑을 기대하시기 때문이 아닐까요? 힘과 권위에 눌려서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것은 일방적인 복종에 불과합니다. 하나님이 질투하시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대상에게 한눈을 팔 때 질투가 납니다. 믿음의 자녀들이 하나님 외에 다른 대상에 마음이 끌릴 때 하나님의 사랑은 질투로 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에게로 돌이키면 그 질투가 다시 사랑으로 변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발적인 순종과 서로 주고받는 사랑의 관계 맺기를 원하십니다. 질투의 하나님이 아니라 사랑의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요한1서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위협했던 이단적 교훈에 대해 경고합니다. 그 이단적 교훈은 그리스도교적 영지주의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이 실제 십자가에서 죽지 않으셨으며, 하나님에 대한 특별한 영적 지식(영지/그노시스)을 통해 구원에 이른다고 믿었습니다. 요한1서는 하나님의 아들이 실제 사람이 되셨고,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구원역사를 이루셨음을 증언합니다. 특히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서로 사랑하라는 그분의 계명에 대한 순종과, 그 계명에 대한 철저한 실천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계명이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가 명하신 대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마음과 몸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신명기의 계명이 신앙 공동체 안에 있는 믿음의 형제자매를 향한 사랑의 계명으로 재해석된 것입니다. 이것은 구약의 모든 율법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 정리해 주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본문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그가 명하신 대로 서로 사랑하는 것을 하나의 계명 안에 둠으로써, 믿는 것과 사랑하는 것을 내용상 일치시키고 있습니다. 믿는 것은 곧 사랑하는 것입니다. 결국 믿음 안에서 사랑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계명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 공동체는 믿음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입니다. 일방적이거나 의무적인 사랑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상호관계적인 사랑을 실현하는 곳입니다. 믿고 사랑하라는 계명을 지킴으로써, 각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공동체 안에 그리스도가 계신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우리 신앙 공동체 안에서 자발적이고 상호관계적인 사랑은 어떻게 실천되고 있나요?
4.
복음서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에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곧 잡혀가실 것을 예감하신 예수님께서 유언처럼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특별히 ‘새 계명’을 준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약의 모든 율법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 정리하실 때, 이웃 사랑을 율법의 핵심으로 정리하는데 근거로 삼으신 말씀은 레위기 19장 17절과 18절 말씀입니다. 여기에서도 이웃 사랑을 말하고 있지만, 레위기에서 이웃은 어디까지나 동족의 범위 안에 있는 이웃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웃 사랑을 넘어서 원수까지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마태복음서 5:43-48) 예수님은 이웃 사랑의 한계를 없애버리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 계명은 원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는 점에서 새롭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자기 목숨까지 아낌없이 희생하는 사랑입니다. 자기 희생이라는 방식으로 사랑을 실천하라는 의미에서 이 계명은 새롭습니다. 이런 방식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예수님의 새 계명대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5.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랑하고 있습니까? 자발적으로 순종하는 가운데 서로 주고받는 사랑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믿음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까? 원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자기 목숨까지 아낌없이 희생하는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습니까?
(성찰) 새 계명을 따르기 위한 실천은?
(응답) 예수님처럼 사랑하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