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6일 / 사순절 둘째주일
전도서 5:10-20
돈 좋아하는 사람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이 벌어도 만족하지 못하니, 돈을 많이 버는 것도 헛되다. 재산이 많아지면 돈 쓰는 사람도 많아진다. 많은 재산도 임자에게는 다만 눈요기에 지나지 않으니,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적게 먹든지 많이 먹든지, 막일을 하는 사람은 잠을 달게 자지만, 배가 부른 부자는 잠을 편히 못잔다. 나는 세상에서 한 가지 비참한 일을 보았다. 아끼던 재산이, 그 임자에게 오히려 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재난을 만나서, 재산을 다 잃는다. 자식을 낳지만, 그 자식에게 아무것도 남겨 줄 것이 없다. 어머니 태에서 맨몸으로 나와서, 돌아갈 때에도 맨몸으로 간다. 수고해서 얻은 것은 하나도 가져 가지 못한다. 또 한 가지 비참한 일을 보았다. 사람이 온 그대로 돌아가니, 바람을 잡으려는 수고를 한들 무슨 보람이 있는가? 평생 어둠 속에서 먹고 지내며, 온갖 울분과 고생과 분노에 시달리며 살 뿐이다. 그렇다. 우리의 한평생이 짧고 덧없는 것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이니, 세상에서 애쓰고 수고하여 얻은 것으로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요, 좋은 일임을 내가 깨달았다! 이것은 곧 사람이 받은 몫이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부와 재산을 주셔서 누리게 하시며, 정해진 몫을 받게 하시며, 수고함으로써 즐거워하게 하신 것이니, 이 모두가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선물이다. 하나님은 이처럼,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시니, 덧없는 인생살이에 크게 마음 쓸 일이 없다.
야고보서 1:2-11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 가지 시험에 빠질 때에, 그것을 더할 나위 없는 기쁨으로 생각하십시오. 여러분은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인내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십시오. 여러분 가운데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시고 나무라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구하십시오. 그리하면 받을 것입니다. 조금도 의심하지 말고, 믿고 구해야 합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마치 바람에 밀려서 출렁이는 바다 물결과 같습니다. 그런 사람은 주님께로부터 아무것도 받을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그는 두 마음을 품은 사람이요, 그의 모든 행동에는 안정이 없습니다. 비천한 신도는 자기가 높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부자는 자기가 낮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부자는 풀의 꽃과 같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가 떠서 뜨거운 열을 뿜으면,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져서, 그 아름다운 모습은 사라집니다. 이와 같이, 부자도 자기 일에 골몰하는 동안에 시들어 버립니다.
마가복음서 10:17-22, 28-31
예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한 사람이 달려와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그에게 물었다. “선하신 선생님, 내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는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나님 한분 밖에는 선한 분이 없다. 너는 계명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살인하지 말아라, 간음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거짓으로 증언하지 말아라, 속여서 빼앗지 말아라, 네 부모를 공경하여라’ 하지 않았느냐?” 그가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나는 이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다 지켰습니다.” 예수께서 그를 눈여겨보시고, 사랑스럽게 여기셨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네가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을 짓고, 근심하면서 떠나갔다. 그에게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베드로가 예수께 말씀드렸다. “보십시오,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선생님을 따라왔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논밭을 버린 사람은, 지금 이 세상에서는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논밭을 백 배나 받을 것이고, 오는 세상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지혜 ]
1.
오늘 말씀의 제목은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지혜입니다. 하나님은 믿음의 자녀들이 이 세상에서 행복과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 삶에서 온전히 행복과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전도서는 (잠언과 함께) 삶의 지혜에 대한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고대 사회에서 지혜란 세상의 질서를 아는 것과 그 질서에 맞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구약 성경은 사람의 성공과 행복이 세상의 지혜나 인간의 영리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따르는 삶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근본입니다. (잠언 1:7) 오늘 본문은 특별히 돈과 재산을 추구하는 삶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면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행복한 삶의 태도를 우리에게 알려 줍니다.
오늘 본문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비참한 일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끼던 재산이 그 주인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입니다. 또 하나는 죽을 때 가져가지도 못할 재산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소진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지혜를 따라 살아가는 사람은 이런 비참한 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지혜로운 삶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몫(사람이 받은 몫)을 선물로 받아들이며, 수고하고 즐거워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시므로, 덧없는 인생살이에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성경은 권면합니다.
너무 욕심내지 않고 너무 걱정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라는 전도서의 말씀에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3.
야고보서는 전통적으로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리의 말씀을 ‘듣는 것’에만 머물지 말고,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 야고보서의 특징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야고보는 그리스도인이 인생의 시험과 시련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해줍니다. 시험과 시련은 인내를 통해 성숙함으로 나가는 과정이므로, 지혜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기도하며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야고보는 특별히 비천한 신도는 그의 존엄함을 자랑하고 부유한 신도는 낮아짐을 자랑하라고 권면합니다. 비천한 신도의 존엄함이란 세상적 비천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받았으므로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신앙적 존귀함은 다른 신도들의 물질적 부유함보다 훨씬 존귀한 것입니다. 풀이 마르고 꽃이 떨어지는 것처럼 부유한 신도들의 물질적 존귀함은 금방 시들어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공동체는 낮아짐과 높아짐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곳입니다. 야고보는 물질과 돈과 자기의 능력에 의지하는 태도를 버리고, 모든 지혜와 풍요로움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맡기라고 권면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스스로 존엄하게 여길 수 있는 근거는, 우리의 소유물이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는 말씀입니다.
믿음 안에서 ‘높아진 것’과 ‘낮아진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십시오. 우리를 풀과 꽃처럼 시들어가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다시 꽃처럼 피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4.
복음서 본문에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했던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는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에 대해 질문합니다. 예수님께서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대답해 주셨을 때, 그는 ‘이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다 지켰다’라고 말합니다. 신실한 종교적 삶을 살아온 그에게 예수님은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부족한 것 한 가지란, 여러 가지 중 하나라는 의미가 아니라, ‘가장 귀하고 본질적인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것처럼 보여도, 가장 귀하고 본질적인 것을 갖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라는 주님의 요청은 재물에 의존하고 집착하는 태도를 버리라는 것입니다. 물질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자유인으로 살아가라는 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자유인에게는 재물이 더 이상 근심의 대상이 아니라 기쁨의 선물이 됩니다. 버릴 것을 버리고 비울 것을 비워내는 삶이야말로 주님의 뒤를 따르는 삶이며, 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삶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버릴 것은 무엇이고 비울 것은 무엇입니까?
5.
하나님은 믿음의 자녀들이 행복과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행복과 기쁨의 원천은 돈과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몫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믿음 안에서 존귀한 존재로 살아갑니다. 돈과 재산의 노예가 아니라, 버릴 것은 버리고 비울 것은 비울 줄 아는, 하나님 나라의 자유인이 됩니다. 하나님 나라의 자유인은 덧없는 인생살이에 집착하거나 마음 쓰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향한 믿음의 여정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성찰) 시들어가고 있는가, 피어나고 있는가?
(응답) 하나님 나라의 자유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